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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프로젝트를 보고 '디지털' 이라고 하는 것이 디폴트처럼 있다는 인상을 조금 받기는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이 그냥 전제되어 버려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것이 꼭 필요한가 라고 하는 질문도 같이 필요해요. 우리가 디지털을 처음부터 인정할 것이 아니라는 거죠. 시대마다 늘 기술이 있었거든요. 다만, 그 기술에 어떤 변화나 변천이나 또는 변혁이 있어왔던 것 뿐이고, 지금에와서 이 기술이라고 하는 것들이 그 동안의 예술에 대한 질문들을 압도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거든요.

기술을 문화예술교육으로 끌어들일 때, 맥락적인 질문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자극과 영향을 주어야 될지 문화예술교육으로 설명한다고 하면, 기술이라는 것도 그 맥락 안에서 있어야 하니까요.사실 기존에 문화예술교육 안에서 고민해 왔던 어떤 지점들이 새로운 기술 그 자체이거나, 환경으로서의 기술일 수도 있는데, 이런 것이 문화예술교육 안에서 왜 고민되어야 하는지, 왜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떤 지점들을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가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저는 이 작업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좀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우리가 각자 현장에서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예술가로서 기획자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 동안에 해왔던 활동들을 조금 반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새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반추를 통해서 저는 새로움이 생길 수 있다 생각해요.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새로운 아이템을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사람과 삶이 빠지면 예술이 성립되기 어렵죠. 고대 문명부터 예술의 역사들을 보면 그렇거든요. 우리가 무엇을 예술이라고 정의하는지 또는 예술적이다 ‘야, 힙하다’ 라고 하는 것들을 어떻게 보면 결국에는 사람과 삶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내밀하게 건드리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좋은 예술이다. 혹은 가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의 활동들도 우리도 그동안 해왔던 문화예술교육 활동이 있었을 거예요. 이를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방식과 관련해서 생각해볼 수도 있조. '접촉'이라는 말을 했을 때 단순히 어떤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 모이는 방식으로만 만남을 얘기하지는 않을 거란 말이예요.

'접촉'이라는 것을 온라인으로의 만남으로만 국한짓지 않고, 이 만남 자체가 무엇인지 사유가 필요할 수 있어요. 그러면 그동안 내가 경험해 왔던 만남은 뭘까요? 만나는 것은 단순히 모이는 것이 아니잖아요.메타버스, 게더타운도 마찬가지예요. 가상공간에서의 모임을 문화예술적으로 '어떻게?' , '왜?' 하는 것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해볼 수 있죠. 그래서 그런 질문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내 경험속에서 내가 만나는 하루하루의 일상 속의 고민 지점들을 반추해 보아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거죠. 나로부터 시작하는 시간들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