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시 | 회차명 | 주요내용 및 방식 | 
|---|---|---|
| 6월 1주차 | tnrLAB 화상회의 1차 | 전체 프로그램 운영과 철학에 대한 논의, 대면의 장점과 비대면에서의 확장에 대해 고민 | 
| 6월 4주차 | tnrLAB 화상회의 2차~3차 | - 아르택트 랩 오프닝 워크숍(비대면) 경험 공유, 제주도 워크숍 인터뷰 일정, 시간성에 대한 고민, 상대성이론에 대한 공부 필요 ‘에민 트레시 –마이베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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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방의실험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발된 비대면 상황 가운데에서 공연예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었던 관객과 배우 간의 상호 교류, 공존의 경험을 어떻게 온라인상의 작업 속에서 발견해 낼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시작된 예술가 집단입니다. 예술교육과 예술 사이의 접근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저희는 작년에 첫 예술교육 사업으로서 아르택트 랩의 사전탐구형 지원사업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어떻게 예술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낯선 고민이 구체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예술교육은 예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중점적으로 고민하는 지점은 관객과 배우 간의 상호 교감 - 배우와 관객이 공존하는 시간성과 공간성, 육체성을 담은 공연예술이 어떻게 디지털 전환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가 입니다. 이를 위하여 참가자와 참가자 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온라인 공연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시간과방의실험실이 출발점부터 고민하고 있는 테마 “몸”, “감각” 그리고 “교감”은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 그리고 청소년들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몸 감각하기”라는 주제는 예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더 깊이 경험해나갈 수 있습니다. 감각 확장을 통해 표현의 폭이 넓어질 수 있으며 자신의 기관들과 신경들을 통해서 새롭게 그리고 더 깊이 자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마틴 부버(1878-1965)는 직접적인 접촉, 사람 대 사람의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그는 갓난아이가 어떤 대상을 지각한 후에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나타내는 행동은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으로 상대방을 향해 손을 뻗는 행동이며, 이를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접촉의 욕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접촉본능이란 어떤 다른 존재를 처음에는 촉각적으로, 다음에는 시각적으로 접촉해 보려는 본능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신체적인 접촉이 전혀 불가능한 온라인상의 만남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저희는 이전과는 다른 감각으로의 접촉이 필요한 시대임을 직면합니다. 지난 2년간 접촉이 금지된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성인 못지않게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도 정서적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습니다. 지난해 10대 이상 청소년의 우울증 호소도 전년과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도래, 디지털 문화의 전환기를 앞에 둔 다음 세대들은 비접촉 일상이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봅니다. 반면 온라인 수업은 장기화 된 코로나 봉쇄로 인해 그 한계치를 경험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는 이러한 온라인 만남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창의적인 새로운 방향으로 참여자들 간의 디지털 바탕의 접촉을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만남의 정의가 단순하게 신체적인 접촉이 아닌, 자신의 신체를 인식하며 타인과 더불어 정신적인 교감을 하는 정서적 접촉, 나의 신체와의 접촉 두 접점에서 새로운 감각으로써의 접촉이 온라인 만남 안에서 가능함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장-뤽 낭시(1940-2021)가 표현하고자 한 종이 뭉치, ‘코르푸스’로서 동시에 무한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감각하는 ‘코르푸스: 몸’, 무한을 담고 있는 신체에 대한 사유를 통하여, 스스로를 ‘너’로 접촉하는 것에 대해 오늘날의 시대, 온라인 예술교육의 틀 안에서 실험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공간 너머 프로젝트(사전탐구형)에서 발견한 연구의 결과물들을 통해 올해에는 독일의 재외동포 청소년들과 서울, 경기, 제주도의 청소년들을 온라인 속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낼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보고자 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한국의 방문이 어려웠던 독일에 거주하는 한인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외국에 나가고 싶어하는 한국의 청소년에게 물리적으로는 멀지만 전혀 그 거리감에 느껴지지 않는 낯선 또래를 친근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묶어줄 수 있는 예술교육 공간을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이로써 공간을 뛰어넘어, 낯선 또래의 친구들의 일상과 나 자신의 친밀한 공간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환경 속에서 다양한 감각 놀이를 통하여 새로운 연대감을 가집니다. 온라인상에서 보이지 않는 상대방에게 집중함으로써 자칫 온라인상에서 배제되기 쉬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워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제재 없이 충분하게 스스로를 표현해냄으로써 낯선 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사업 이전에는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혹은 문화예술 그 자체로 함께 있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메타버스 같은 아바타를 활용한 온라인 도구가 있지만 그것을 통해 타자와 접촉한다는 감각을 일깨우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사업에 참여하고, 참여자들의 반응을 통해 비대면으로 함께 감각하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상상을 통해 더 넓은 의미의 감각을 확장해나가고 타인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함께 감각하기에 초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 올해는 같은 ‘공간’안에서 ‘서로를 인식하기’ 그리고 ‘함께 놀기’를 중점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비대면 공간’ 즉 ‘온라인으로 만든 공간’이 놀이의 공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으며 프로젝트를 실행했는데, 결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대면으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공간 너머’에 들어온 순간 내 옆에서 숨 쉬고 함께하고 있음을 감각하였습니다. 또한 함께 상상으로 만들어 낸 ‘공간 너머’ 바로 그곳은 무한하고 자유로운 곳이 됩니다. 누군가 만들어낸 가상공간이 아닌 내가 직접 만들어내는 나만의 온라인 가상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