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김경두 창작자와의 대화 丨말할 수 없는 것 II (내용 전문은 아트북 다운로드후 확인 가능합니다)

창작자丨김경두

인터뷰丨김경두 · 밝은방(김효나 · 김인경)

일정丨2021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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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밝은방丨처음 이 작업을 시작한 때가 기억나세요?


김경두丨한 7, 8년 전 소방서에서 복무할 때였는데, 그때는 주로 A4 용지나 연습장에 1cm 미만의 깨알 사이즈로 일반 대원들을 반복적으로 그렸어요. 무조건 그리고 싶어서 종이가 까맣게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그러다 전봇대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런 모양의 캐릭터를 그리게 됐어요.

전봇대에 전선들이 양쪽으로 늘어져 있잖아요, 그 모양을 이쪽 세계관의 뼈 구조로 가져왔어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래나 흙은 이쪽 세계관의 피부와 살로 생각했고요.

블러디 행성이라는 곳인데, 이름만 블러디bloody지 사람과 공존하며 사는 세계거든요. 산 자의 피는 절대로 먹지 말라는 이쪽 세계관의 규칙이 있어요. 망자의 피만 흡입하라, 산 자들은 절대로 건드리지 마라... 블러디 행성은 현실 세계와 거의 비슷하지만 뭔가 좀 달라요. 기계 세계이기도 하고, 이렇게 살결이 잡히는 세계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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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밝은방丨캐릭터를 그릴 때 순서나 규칙이 있나요? 그리고 도안이나 스케치 없이 곧장 그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머릿속에서라도 미리 형태 구상을 하나요?


김경두丨보통 ‘큐브 코어체 심장’부터 시작해서, 흉부, 복부, 골반층, 하반신, 그 다음에 양팔 작업하고, 마무리로 얼굴 작업을 해요. 무대에도 피날레 스테이지가 있듯이 작업할 때도 피날레가 있는데, 그게 얼굴 부분이에요. 그때그때 우러나오는 저만의 자연스러움으로 그림을 그려요. 구글 검색창에서 메카닉 이미지를 보고 영감을 얻기는 하지만, 99퍼센트는 노력이고 1퍼센트만 재료로 사용된다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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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밝은방丨작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을까요?


김경두丨(방의 한편에 쌓인 빛바랜 종이 뭉치를 보여주며) 파주에서 인쇄 공장을 하시는, 어머니의 지인이 주신 종이거든요. 이 종이가 다 소진될 때까지 그리는 게 제 목표예요. 얼마나 걸릴지는...아직 속단은 어려워요. 3년이 걸릴지 4년이 걸릴지 저도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어요.

진짜 궁극적인 목표는 한지에 그리는 거예요. 표면이 약간 거친 느낌이 나잖아요. 역시 0.3mm 샤프를 사용할 건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관에 들어갈 때까지 그림은 계속 그릴 계획이에요. 영원히 잠들 때까지... 스포츠 선수들은 서른 몇 살에 은퇴를 하지만 저는 은퇴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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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밝은방丨본인이 지속하고 있는 것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나요?


김경두丨글쎄요, 극도의 몰입 상태를 즐기면서 하는 부분이 아티스트적이라 해야 할까.... 저도 정확한 건 모르겠어요, 저 자신조차도요. 확답을 드리기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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